[터키/카파도키아] Terrace House : 최악이어서 기억에 남는 곳



 
터키를 여행하면서 가장 강렬한 기억으로 남은 곳이 여기다.
테라스 하우스.
명실상부한 여행 중 최악의 숙소였고, 그래서 가장 기억에 많이 남을 곳.

일단, 가격이 가장 저렴했고(트리플 룸 1박에 한화 5만원대였다.) 객실의 컨디션 역시 그만큼 나빴으며, 서비스는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카파도키아, 특히 괴레메 마을에 널려 있는 동굴 호텔인 줄 알았으나, 실제로는 그 지역의 응회암 재질로 지은 동굴 컨셉 숙소에 불과했다.
Booking.com 등에 올라와 있는 사진으로는 나쁘지 않아 보이지만, 정말 다 말도 안 되는 사진빨이었다.

이곳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테라스.
사진빨을 받긴 했지만 나름의 정취가 있기는 하다.


우리가 처음 체크인한 트리플 룸.
사진보다 훨씬 어둡다. 감옥인 줄 알았다.
이전까지 내 최악의 숙소였던 샌프란시스코의 AAE Amsterdam Hostel을 위협하는 수준.



룸 컨디션도 컨디션이지만, 이 집의 무엇보다도 엄청난 점은, 바로 접객을 맡고 있는 젊은 남자이다.
이름은 잊어버렸고, 2박 3일 동안 검정색 티셔츠 하나만 계속 입고 있어, 우리는 '검정 티셔츠'라고 불렀다.
Booking.com에 있는, 가족이 운영하는 곳이라는 후기의 말이 맞다면, 아마 이 집 아들로 추정된다. 그리고 아마도, 유일하게 영어를 할 줄 아는 인물이다.

우리는 이스탄불에서 새벽 비행기를 타고 와서 아침에야 이곳에 도착했는데, 룸이 준비되지 않아 Early check-in이 어렵다고 했다.
같은 일이 이스탄불에서도 있었기에, 근처의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고 체크인 시간인 11시에 맞춰 오기로 했다.
문제는, 여유롭게 식사를 하고 괴레메 마을을 한 바퀴 돈 뒤 11시가 지나서 숙소에 왔음에도 불구하고, 체크인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이다.
검정 티셔츠는, 미안한 기색도 전혀 없이 더 기다리라고 했다.
그래서 기다렸다.
하지만, 12시가 지나도 체크인 준비는 되지 않았다.
검정 티셔츠에게,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느냐고 물었다. 5분만 더 기다리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여전히 미안한 기색은 없었다.
영어를 하지 못하는 아줌마 혼자 느릿느릿 방 정리를 하고 있는데, 검정 티셔츠는 한가로이 담배나 피우고 있었다.

결국, 일행이 폭발해 버렸다.
"원래 체크인 시간은 11시이지 않냐, 아침부터 부탁했고, 11시부터 1시간도 넘도록 기다렸다. 객실이 너덧 개 뿐인데, 우리 방부터 청소해 줄 수 있는 것 아니냐."라고 따지자,
검정 티셔츠는 "5분 더 기다리라고 하지 않았냐."며 고함을 질러댔다.

'아... 이 새낀 노답이구나...'
하는 판단을 우리끼리 내렸고, 더 이상 따지지 않고 그냥 기다렸다.
결국 우리는 15분을 더 기다렸고, 오후 1시가 다 되어서야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체크인한 방 상태를 보니 기다린 시간이 아까워졌다.
청소란 건 바닥에 물을 바른 수준이어서 먼지가 수북했고, 너무너무 어두웠으며, 창문이라곤 손바닥만한 것이 한 개 있었다.
Booking.com에서의 정보와는 다르게, 헤어드라이어도, TV도 없었다.
오뉴월이지만 기모 파카를 입을만큼 추웠는데, 난방조차 작동되지 않았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테라스로 나와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검정 티셔츠에게 방을 바꿔줄 것을 요구했지만,
처음부터 비협조적인 표정을 짓고 있던 이 놈은, 밑도끝도 없이 "No"라고만 대답할 뿐이었다. 그 방에서 묵고 있는 사람이 있다나.(나중에 알고 보니 거짓말이었다.)

방으로 돌아와 망연자실하며 앉아 있기를 30분..
갑자기 검정 티셔츠가 노크를 하더니, 태도를 바꿔 방을 바꿔 주겠다는 것이다.
태도도 조금 협조적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것은, 만만한 아시안 여자애들에게 수작을 부리기 위한 밑밥깔기였다.
......





덧글

  • 역시 2014/06/14 19:07 # 삭제 답글

    미개하네요...역시 여행지 숙소는 평을 보고 가는게 상책..
  • 오월 2014/06/18 18:10 #

    평이 좋았거든요... 그래서 더 의외ㅋㅋ
  • nara 2014/06/18 17:47 # 삭제 답글

    부킹닷컴에서는 숙소 평이 8점이 넘는데.... 그래서 찾아보고 있었어요 ㅠㅠ
  • 오월 2014/06/18 18:12 #

    저도 부킹닷컴 평점 보고 갔는데...ㅠㅠ
    글 하나 더 쓰겠지만, 제가 2박3일 있으면서 본 바 아시안 여자애들끼리 오면 100% 작업 들어갑니다.
    뭐 그걸 즐기는 여자애들도 많은지라.. 그건 취존의 영역이지만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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